시간 및 장소
2020년 11월 02일 오전 11:00 – 2020년 11월 09일 오후 7:00
정동1928 아트센터 갤러리,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130
소개
[작가노트]
캔버스는 마음을 반영한 하나의 방이라고 생각합니다. 기억들로 가득 찬 방이죠.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물은 은유와 암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. 사방에 얽히고설킨 줄이 있으며, 표정 없는 아이들이 물속에 서 있거나 줄에 매달려 있습니다. 그림 속 아이들은 현재의 저 자신이자 과거의 자신입니다. 이 방의 천장과 벽은 무너지고 그 틈에서 물이 새어 나옵니다. 물에는 역사가 담겨있고 기억 속 돌이킬 수 없는 감정들을 담고 있습니다.
어린시절의 저는 누구와도 싸우지 않고 실망하지 않았으며 미워하지도 않았습니다. 제가 느끼는 감정을 직면하기 무서워, 제 마음의 모습을 외면했습니다. 하지만 싸움과 미움과 비애가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 반대의 것도 없다는 말입니다. 슬픔이 없는 행복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. 저는 그렇게 마음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것은 저를 혼란에 빠뜨렸습니다.
제 그림은 마음속에 딱딱하게 굳은 감정들을 다시 드러내는 작업입니다. 기억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데이터가 기록 된 것이므로,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. 조용히 자신의 의식 밑바닥에 내려가 내적인 혼돈을 마주하고 기억 속 지나간 감정들을 되새깁니다. 이 작업을 통해 저는 기억을 내주는 동시에 마음 속 평화를 얻습니다.
주최/주관 : 정동1928 아트센터
문의 : 02-722-1928